플러스 연재 6 - 건축정보 데이터베이스 (아키밸리 소장 이규환)

 

건축하는 사람만큼 책값 많이 들이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특히 사진이 많은 작품집을 구입할 경우는 가격이 왜 그리 비싼지, 구입시점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정보를 얻고자 서점을 방문하지만 막상 책을 집어들고 나오기까지는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 왠지 멈칫거리면서 서점의 건축코너를 배회하고는 한다. 그러던 중 문득 낯익은 책을 접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건축인이라면 누구나 한 권쯤은 갖고 있을 건축자료집이나 각론 책이 그것이다. 한순간에 팔리는 100만부 대박의 영예는 없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도 팔렸을 법한 건축의 최대 스터디셀러가 아닌가 싶다. 내 기억만 해도 20년이 넘었으니 그 이전부터 따져보면 저자의 입장에서야 정말 똘똘한 효도를 하는 셈이다. 내용도 거의 변한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그대로 수록되어 있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도 있다. 변한 것이라곤 책 두께가 두꺼워지고 가격이 오른 것뿐이다. 어쩔 수 없이 구입하기는 하지만 이럴 때마다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을 절실히 한다.

저작권이라는 말조차 할 수 없는 단순한 자료집을 사서 책꽂이에 꽂아 둔다는 것은 어찌 보면 환경파괴에 일조하는 것일 수 있으며 공간의 낭비일 수도 있다. 이삿짐회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무의미한 책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또한 책을 보다 책답게 하기 위해서도 독자인 나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나는 단순 자료 나열식 책들은 구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에 내가 선택한 방법이 바로 디지털이었다.

 

웬만한 사진 정보들은 디지털카메라 한 대만 있으면 해결될 일이다. 64M 메모리의 200만 화소급 정도면 적정한 화질로 200~300장은 족히 찍고도 남는다. 건축물 1개를 디테일까지 속속들이 찍을 수 있는 것이다. 굳이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 사진을 찍지는 않겠지만 답사여행을 핑계삼아 이렇게 자료를 만들어 간다면 책값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공간점유비율을 확실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각각의 개인 자료들을 서로 공유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건축출판계는 일대 지각변동을 겪어야 할 것은 물론이고, 그와 반대로 건축인 개개인들은 엄청난 자료의 풍요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자료들이 모여서 정보가 되고 이 정보들이 모여서 보다 가치있는 작업들이 이루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게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오늘은 이 자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겠다.

 

자료(Data)를 디지털화하고 여러사람들이 공유하는 최적의 방법을 꼽으라면 단연 인터넷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off-line에서의 자료는 프로젝트 상황이 종료되면 짐으로 남는 경우가 많지만, on-line에서는 자료가 많이 쌓일 수록 그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무작정 쌓아 가는 것도 아니고, 데이터베이스라는 체계적인 축적방법에 의해 구축된 자료는 그 효용성이 실로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자료(Data)와 웹(Web)은 정말 찰떡궁합임에 틀림이 없다. 그 예를 살펴보기 위해서 www.archidata.co.kr을 방문해 보았다.

 

건축설계점문인과 각종 설계관련정보를 인터넷상에서 연결시키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란 안내글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일단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건축계획 꼭지 하나만을 맛보기 삼아 살펴보도록 하겠다. 만일 내게 대지분석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하자. 이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서 검색란에 대지분석을 입력하고 찾기(go)를 클릭했다.

그리고 곧바로 여러가지의 자료항목들이 검색된 것을 볼 수가 있었다. 대지분석의 목적에서부터 검토 체크리스트, 다이아그램의 방법과 실례등 다양한 내용들이 기대 이상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보다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대지분석을 이해하는데는 훌륭한 정보가 되지 않았을까? 물론 이 자료들은 입력된 만큼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입력분량이 좀 더 많아지고 좀 더 고급화만 될 수 있다면 그 효용가치를 어찌 다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처음에 이야기했던 건축각론에 대한 자료에서부터 여러 종류의 사진정보등도 제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교과서형 자료서적이 종말을 고하는 순간이며, 그 옛날 가난해서 전공교재(각론책)조차 구입할 수 없었던 나의 기억을 씻어낼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럼 이 웹싸이트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 중에서 먼저 눈에 띄는 2가지 항목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자. 첫째가 정보의 유료화이고, 두 번째가 건축벤처이다. 그런데 갑자기 웬 뚱딴지같은 유료화와 벤처를 들먹이냐고 의아해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2가지 용어가 어찌 보면 이 웹싸이트의 본질을 모두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감히 상상해 보며, 결국 그 내용들을 살펴보는 것도 충분한 가치가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먼저 유료화 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이 확장되면 저작권보호(copyright)와 정보공유(copyleft)라는 2개의 양분된 의견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다만 여기서는 두 용어의 거창한 의미에 대해서는 논할 생각이 없고, 그저 소박하게 인터넷 상의 정보 유료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생각해 보고 싶을 뿐이다. 그래도 굳이 정보공유를 논하고 싶다면 참고로 토마스제퍼슨의 copyleft운동에 대한 선언문을 제시하니 지금부터 검토될 정보의 유료화와 함께 가벼운 사고의 시간을 가져보기 바란다.

 

자연이 만든 것 중에 배타적 재산권과 가장 친하지 아니한 것이 바로 관념이라 불리는 사고력의 작용이다. 개인이 혼자 간직하는 한 그것은 그의 배타적 소유이지만, 밖으로 내뱉는 순간 모든 사람의 소유가 되고 누구도 그것을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의 또 다른 특징은, 모두가 전부를 가지고 있기에 아무도 적게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누가 나의 관념을 전달받았다고 해서 나의 것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누가 내 등잔의 심지에서 불을 붙여갔더라도 내 등잔불은 여전히 빛나고 있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서로를 교육하며 사람들의 형편을 개선할 수 있도록 온 세상으로 관념이 자유롭게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 이것은 자연이 준 특유하며 자비로운 선물일 것이다. 구석구석을 비추며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빛처럼, 우리가 그 속에서 숨쉬고 움직이고 그리고 존재하는 공기처럼, 자연은 배타적 소유나 제한이 없도록 관념을 만들었다. 발명은, 본질적으로, 재산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토마스 제퍼슨

 

앞서서 대지분석이란 용어를 검색해 보았지만 내게 필요한 정보가 그 보다 구체적이고 고급스럽기를 원한다고 생각해 보자. 정보를 제공하는 누군가는 나의 기대이상으로 작업을 해야만 할 것이고 그 작업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노동력을 들여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그가 선천적으로 밥을 안먹고 살 수 있다거나 엄청난 자본가가 아니고서야 아무런 수입도 없이 무작정 자료만들기에만 투자할 수 는 없을 것이다.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그와 더불어 자료제공자는 보다 신선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갈 때 우리의 작업이 보다 가치있고 고급스러워 질 수 있을 것인데 실상은 이러한 당연한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데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이를 보다 노골적으로 바꾸어 말하자면 많은 웹사이트에서 제공되고 있는 무료정보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단순하게 생각한다면야 내가 필요할 때 원하는 정보를 무료로 사용한다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막상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고급정보를 찾을 때는 그 자료를 찾을 수 없다는데 아픔이 있다. 아쉬우니까 돈주고라도 구입하겠다는 마음이 들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대 그동안의 나의 정보접근이 너무 안이했다는 반성을 하게도 된다. 무료정보를 선호하며 고급정보의 개발에 투자한 것이 없었는데, 막상 내가 필요하다고 도깨비 방망이 두들이듯이 필요한 정보가 내 앞에 떨어지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결국 다음 2가지의 커다란 실수를 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첫째는 우리의 작업을 보다 효율적이고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상실한 것이며,

둘째는 건축인들의 또 다른 작업영역, 즉 직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방해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건축학과를 졸업하면 설계와 시공만이 진로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 내 입에 달콤한 정보가 결국은 우리 건축인들의 전체 운명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생각할 때가 된 것이다.

 

이 정보의 가치에 대해서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나는 다음 내용을 강력히 제안하고자 한다. 그것은 현재 각자 운영하고 있는 웹사이트에서 자신의 고유한 정보가 아닌, 다른 이의 정보가 복제되어 있다면 과감히 삭제할 것을 말이다. 수많은 건축웹사이트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의가 같은 내용들을 복사해서 붙여놓은 것을 알 수가 있다. 이것은 방문자로 하여금 옥석을 가릴 수 없게 하는 혼란일뿐더러, 진정 노력하는 이들의 가치를 무시하는 부도덕한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것이 아닌 것은 다 버리자. 그리고 진정한 나의 가치를 갖고 승부를 거는 것이 어떨까? 감히 입바른 소리를 해본다.

 

다음은 건축벤처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그동안 많은 벤처회사들이 생기고 사라져 갔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우리 건축계에서는 정말 듣기 힘든 말이었다. “건축에는 왜 벤처가 없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져본 사람들이라면 혹시라도 건축이 정보화 시대에 낙후된 업종으로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을 해봤음직도 하다. 이것은 어쩌면 건축을 사랑하는 최소한의 자존심이 자기 방어적인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불안감으로 표현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이 있는 한 나는 우리 건축계가 결코 무기력하게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나름대로 생각하는 몇 가지 벤처의 특성을 언급해 보고자 한다.

 

벤처회사라는 말뜻은 모두가 알 것이다. 그런데 단순, 피상적인 의미에서만 알고 있을 뿐이지, 좀 더 자세히 접근해 본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나 역시 벤처회사를 운영해 보지는 않았지만 친구들의 벤처회사를 옆에서 살펴 본 느낌을 매우 개인적으로 언급해 보는 것이니 이것이 건축 예비 벤처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일단 벤처회사는 매우 간단한 필요에 의해서 생성되는 것 같다. 전혀 새로운 연구과제를 이루어내고자 억지로 필요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있을 법한 내용이 없을 때, 그 당연한 필요성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이 벤처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오늘 방문한 웹사이트 역시 그 내용의 기본은 매우 단순하다. 건축업무에는 자료가 필요하고 그 자료가 통합되어, 필요할 때, 원하는 정보만을 제대로 제공받을 수 있다면 우리의 작업이 더욱 능률적일 것이라는 매우 기본적인 발상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인 필요가 그동안은 충족되지 않았었다. 여러 가지 노력들이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기는 했었지만 그 방법과 시기에 있어서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여기서 벤처회사의 2가지 조건이 더 나타난다. 방법시기이며 나는 이 중 방법사람이라는 말로 바꾸어 말하겠다.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법은 많이 있겠지만 그 방법을 결정하는 사람의 능력과 의미에 따라 전혀 다르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설계사무소가 건축인들의 노동력을 팔아서 살아가는 곳이라고 말하는데 실상은 건축벤처가 이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목격한 입장에서는 결국 벤처란 작업에 임하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가 있었다. 또한 타이밍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그 전의 노력들이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에 비해서 지금은 웹사이트가 새롭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정보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시대적인 배경이 있음일 것이다.

 

다음은 자본이다. 이는 우리 건축인들에게는 매우 취약한 분야임을 잘 알고 있다. 교육이 이를 무시했으며, 어줍지 않은 장인논리가 우리들로 하여금 자본의 시장에서 멀어지게 해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결과로 무자격 브로커들에게 농락 당하며 건축인들로 하여금 피눈물을 흘리는 노동력 착취를 강요해 왔었다. 그런 자본의 문제가 벤처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적용되는 것 같다. 즉 이때의 자본은 투자와 분배라는 새로운 경제논리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관행적 밥그릇 싸움과는 다른 작업을 착수하는 입장에서 단순히 자기 자본만으로 벤처회사를 창업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며, 그에 대한 분배의 원칙을 정리하는 일일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검토항목을 언급하자면 바로 마케팅이 될 것이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경제활동의 기본은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 하여도 소비자들이 알지 못한다거나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면 제품의 운명은 그 날로 끝장을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 이 웹사이트도 실은 이메일 홍보를 통해서 알게된 것이며 또한 지속적인 마켓팅 노력을 보아오기도 했었다. 이처럼 중요한 마켓팅을 그동안의 건축인들에게는 금지되어 왔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건축은 그저 고고한 예술인의 작업이라고 생각해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건축사의 광고를 금지해온 그동안의 작업방법을 보더라도 우리의 선배건축인들 중에는 참으로 무식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어쩌면 그들은 남들의 공개적인 마켓팅 전략을 봉쇄하고, 뒷구멍에서 음탕한 로비전략을 써왔는지도 모르겠다. 건축은 예술임과 동시에 경제활동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더 이상은 앞에서 고고하고 뒤에서 굽실되는 비굴한 장인(?)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벤처의 성립요건에서 수요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졌다고는 하지만 최종적인 소비자의 입장에서 실제 쓰이지 않는다면 이도 결국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물론 이는 단순히 벤처설립자의 역할만으로는 해결 될 수 없는 문제이다. 우리의 인생이 너무도 변화무쌍하다 보니 전혀 뜻밖의 문제에 봉착하여 최종 소비자의 손에까지 닿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은 모든 책임이 벤처인에게 귀결되는 것이니 만큼 이도 반드시 검토항목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물론 이외에도 더 많은 검토내용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각자가 생각해 보도록 하고 이제는 지금까지 살펴 본 유료화와 벤처의 용어를 다 사용하고 있는 웹싸이트 속으로 들어가 보아야겠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이론정보의 활용에 대해서만 살펴보았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에게 필요한 자료와 정보는 이론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건축이 다른 분야와 구분되는 것이 이론과 실무가 결합되어야만 비로소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던가. 이 점 때문에 건축인들에게 있어 실무자료란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자료들을 볼 수 있도록 상세도 부분과 단위공간, 시방서 그리고 프로젝트 자료등으로 구분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협력업체를 포함한 건축관련인들의 네트워킹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만큼 회원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이 중에서 프로젝트자료실과 건축관련인들의 회원정보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프로젝트 자료실로 들어가 보자. 물론 기본적으로 회원가입의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한가지 추가적인 과정을 더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은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건축도면을 볼 수 있는 연동프로그램(Whip4.0.exe Plug-in)이었다. 일단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한다. 그 다음에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실을 탐색한다.

상단메뉴에서 프로젝트를 클릭하면 최근 업데이트된 프로젝트 목록과 함께 좌측 메뉴판에서 건축물의 분류항목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나는 단독주택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기로 하고 검색창에 단독주택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했다. 그리고 검색된 여러 자료들 중에서 임의로 하나의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그러면 또 다른 화면이 생성되면서 영상자료, 설계개요, 동별개요, 관련자료, 도면자료등으로 구성된 실무자료들이 떠오른다.

 

일단은 습관적으로 이 주택이 어떻게 생겼는지 영상자료를 클릭해 보았다. 그 다음은 설계개요 등등으로 전전하면서 마지막으로 도면자료항목에 가서 절정의 감격을 맛보게 된다. 배치도에서부터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에 이르기까지 건축설계의 핵심인 기본도면들을 모두 볼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있을 법하지만 그 누구도 아직까지 제대로 완성시켜 놓지 못한 실무 프로젝트 자료들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게 해 놓은 것이다. 그 옛날 프로젝트 참고자료를 구하기 위해서 아는 설계사무소를 돌아다니며 청사진을 구워야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참으로 세상 좋아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한때는 건축도면박물관을 만들겠다고 좋은 건축물들의 도면을 원도복사해서 보관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모습들 또한 참으로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어쩒든 이러한 감격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최종*.dwg CAD파일을 내 PC안으로 다운받았다. 그러면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과연 나라면 이러한 자료를 선뜻 내 놓을 수 있을까?” 이러한 웹사이트를 구성하고 자료제공을 요구했던 운영자의 노력에 대해서도 감격할 일이지만 아날로그형 복사자료를 내놓은 것도 아니고 원천자료인 *.dwg파일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건축인들에게 분명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어쩌면 많은 건축인들이 지금의 열악한 건축작업환경에 대해서 서로 불신하며 비난하는 모습들을 일부 보이고도 있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는 건축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들을 보이지 않게 진행해 오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유를 막론하고 지금의 이러한 환경이 구성된 것에 감사하며 이러한 작업에 함께 동참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많은 건축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나 역시 함께 공유할 자료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  아마도 조만간에 나의 실무자료도 다른 건축인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왕이면 보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자료라면 좋겠지.” 이것도 하나의 계기가 되어 내 건축작업을 보다 진지하게 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된다.

 

다음은 건축관련회사들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고 있는 방에 들어가 보았다. 이는 다른 거의 모든 웹사이트들에서도 추천사이트 또는 관련사이트등으로 제시되고 있는 내용들과 너무도 흡사하다. 그리고 실제 차이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실무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다양한 회사들이 한 곳에 많이 모여 있다는데 있다. 여기서 받은 나의 느낌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방문자들에게 참고 웹사이트를 안내하는 것이 아니고, 업무적으로 필요한 회사를 찾아서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친밀한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왜 이런 느낌이 유독 여기에서 나타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인간은 일을 하는 동물이고 그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인데, 덩그러니 존재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일 때문에 찾아왔다가 그 연장선상에서 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구성해 놓은 것이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실제 관련 웹사이트 소개도 단순히 업종이나 상호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회사 홍보용 웹사이트에 버금가는 구성을 해 놓은 것을 보면서도 단순한 링크 수준이 아님을 알 수가 있었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히 협회차원에서 이루어졌어야 할 내용인데도 일개 벤처회사의 웹사이트에서 이런 느낌을 받다니 참으로 씁쓸하다. 실무자들은 건축의 전쟁터에서 생존하기 위해 피땀으로 일에 열중하고 있는데, 일부 나태한 공공적 조직에서는 존재가치를 상실한 채 밥만 축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과연 나만의 생각일까? 부디 이러한 나의 실망이 삐뚤어진 내 성격 탓이며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이 글 이전에 이미 이 웹사이트를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기타 유사한 곳을 방문해 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과연 무엇을 느꼈는가?” 자료를 온라인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편리한 세상이라는 것일까? 나는 여러 웹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면서 그것들이 과연 우리 건축인들에게 무슨 의미일까?” 생각해 보곤 한다. 그 중 어느 곳은 아쉬움이 들기도 하고 반면 어느 곳은 소중히 보호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한다. 오늘 나는 이 곳에서 자신을 버리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은 혼자서만 꼭꼭 숨겨왔던 보물로 부를 축적해 온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 내가 이 곳에서 본 것은 자신을 버리고 결국은 더 큰 공동체를 얻어 가는 밝은 건축인들의 희망이었다. 장군 이순신은 전쟁터에서 말했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고.......내가 아닌 다른 건축인들을 배려하며 자신의 가치를 내놓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건축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